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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마을 어귀에서 BY 이진호 시, 낭송 : 이강철, 장기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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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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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 

고향마을 어귀에서 

시 : 이진호 
낭송 : 이강철 장기숙 


고향마을 앞길은 숲길이다. 
갑자기 장끼 한 마리가 날아 오르고 
산까치가 반갑게 맞아준다. 

가지 새로 내려다 보이는 밀밭 
오디 따는 아이들이 그림처럼 보이고 
파아란 논에서 날아오른 백로가 시원하다. 

냇가에 줄지어 선 포플러 가지에 
구름 한 자락이 시원스레 펄럭이고 
그 아래 쭈욱 뻗은 길로 
경운기를 따라가는 은빛 자전거 바퀴. 

공회당 마당에서 차올린 공을 따라 
아이들 웃음소리가 하늘 높이 솟아 오르고 
살찐 강아지 한 마리가 꽃길을 달려오면서 
날 보고 멍멍 짖어댄다. 

언제 전기가 들어왔을까 
이리도 빨리 이 산골 마을에 
텔레비젼 안테나가 솟아 올랐으니 
사촌 형한테 들려 줄 서울 얘기가 없어졌다. 

양회다리 위에서 만난 아이들이 
마름집 도령인 나를 보고도 
인사를 할 줄 모른다. 
무슨 말을 해야만 날 알아 보고 
반갑게 말을 붙여 올까. 

어릴적 소꿉동무 점식이는 멀리 갔다지만 
재분이는 지금도 소식이 궁금하다. 

범바윗골 뻐꾸기 울음은 지금도 여전한데 
난 어쩌다 낯선 사람이 되어 
여기 와 - 서 - 있는가! 
들녘 멀리 밀려 나아간 그 옛날을 
하나 하나 줍고 있었다. 

(197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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