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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슬예 책거리 BY 작가 양귀자 의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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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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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책거리'의 한슬예입니다.

 

책거리는 옛날 책 한 권을 다 뗀 기념으로 스승과 동료에게 대접하는데서 유래된 말입니다. 이제부터 좋은 책을 읽게 되면, 여러분께 그 책을 소개해드리는 것으로 대신 대접하려고 합니다. 


제가 오늘 책거리할 작품은 양귀자의 '모순'입니다.


이 책은 1998년 출간됐는데요. '원미동 사람들'로도 유명한 작가 양귀자의 또 다른 베스트셀러입니다.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해보면요, ‘스물다섯 여자 안진진이 바라본 모순으로 가득한 세상’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네요. 


생각해보면 참, 세상이란 모순 덩어리죠?

착하게 자라라더니, 세상에 나와보니, 착하면 바보되는 것만 같구요.

심심해서 친구들을 만났더니, 도로 집에 가고 싶어지기도 하구요.


맞아요. 이 세상도, 심지어 나 자신마저도 모순 그 자체입니다.

작가는 이 모순들을 단순하지만 강력한 주제로, 평범하지만 섬세한 문체로 그려냈습니다. 


제 마음에 콕콕 와닿았던 몇 부분을 낭독하면서 오늘의 책거리를 마치겠습니다. 직접 필사하면서까지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입니다. 잘 들어주세요. 


 솔직히 말해서 내가 요즘 들어 가장 많이 우울해하는 것은 내 인생에 양감이 없다는 것이다. 내 삶의 부피는 너무 얇다. 겨자씨 한 알 심을 깊이도 없다.


 나의 인생에 있어 ‘나’는 당연히 행복해야 할 존재였다. 나라는 개체는 이다지도 나에게 소중한 것이었다. 내가 나를 사랑하고 있다고 해서 꼭 부끄러워할 일만은 아니라는 깨달음, 나는 정신이 번쩍 드는 기분이었다.


 사랑이라는 몽상 속에는 현실을 버리고 달아나고 싶은 아련한 유혹이 담겨있다. 끝까지 달려가고 싶은 무엇, 부딪쳐 깨지더라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무엇, 그렇게 죽어버려도 좋다고 생각하는 장렬한 무엇. 


 사랑이란, 버스에서나 거리에서 또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모든 유행가의 가사에 시도 때도 없이 매료당하는 것이다. 특히 슬픈 유행가는 어김없이 사랑하는 마음에 감동의 무늬를 만든다.


지금까지 책거리의 한슬예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동네방네뉴스 한슬예 아나운서

rkswkd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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