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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리의 명화이야기 BY 자크 루이 다비드 '마라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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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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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알면 유리한 명화이야기의 한유립니다. 


제가 이전까지 다뤄왔던 명화이야기에서는 신화적, 혹은 종교적인 의미를 담은 작품들이 대부분이었죠, 오늘은 색다르게 작가가 직접 경험했던 [실화]를 다뤄보고자 합니다. 지금 바로 가보실까요?


오늘 만나볼 작품은 자크 루이 다비드의 '마라의 죽음' 입니다. 이 작품을 그린 다비드는 프랑스의 혁명파 공화 정부의 공식 화가이자v 열성 당원이었습니다. 18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일어난 시민혁명은v 정치와 사상뿐만 아니라 [미술에도 큰 변화]를 일으키는데요, 성서나 고전 문학에 비해 인정받지 못했던v ‘동시대 인물의 영웅적인 행위’가 이제는 그에 못지 않은 ‘존재의 이유’를 가지게 된 것입니다. 


이 작품 속의 인물은 다비드의 친구면서 혁명당의 주요 인물이었던 장 폴 마랍니다. 평소 피부병으로 고생하던 그는 자주 욕조에서 집무를 보곤 했는데, 급진파 소속 당원이었던 살롯 코르데가 중요한 전갈이 있다는 핑계로 욕실에 들어가 그를 칼로 찔렀습니다. 그렇게 마라는 1793년 7월 13일, 자신의 욕조에서 살해당했습니다. 그런 마라와 죽기 전날에도 만났을 만큼 절친한 사이였던 다비드는 그의 장례식을 주관하고, 친구의 죽음을 알리기 위해 이 그림을 그렸는데요, 어두운 배경과 그에 대비되는 강렬한 빛의 사용은 장엄함과 고요함을 느껴지게 합니다. 즉 마라를 [세속의 순교자]로 격상 시킨 겁니다. 


다비드는 고대 그리스 로마의 조각을 공부했고, 따라서 인체 해부학에도 친숙했습니다. 특히 이 극적인 작품에서 죽어가는 마라의 축 늘어진 팔은 그리스도를 십자가에서 내리는 장면을 연상시키는데요, 이 부분은 다비드에게 있어 마라가 [혁명의 영웅]이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프랑스 혁명의 저널리스트였던 마라는 ‘인민의 벗’이라는 신문을 발행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오른손에는 죽임을 당하면서도 놓지 않은 펜이 쥐여 있는데요, 언론인의 무기인 펜의 옆에는v 살해에 쓰인 흉기가 대비적으로 놓여있습니다. 


 마라의 왼손에는 피로 얼룩진 쪽지가 있습니다. 여기에 써져 있는 이름으로 샬롯 코르데가 쪽지의 작성자이자 마라를 살해한 장본인임을 알 수 있는데요, 밑에는 “저는 크나큰 불행을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저를 만나주시는v 자비를 베풀어 주시리라 믿습니다.”라고 적혀있습니다.


욕조 옆에 놓인 판자로 만든 임시 책상의 옆면에는 ‘마라에게, 다비드가 바친다. 두 번째 해.’라고 쓰여있는데요, 이는 단순한 화가의 자필 서명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여기서 ‘두 번째 해’란 이 시기 막 만들어진 소위 ‘혁명력’에 따른 것으로, 서기 1793년을 가리킵니다. 다비드는 이 짧은 서명으로 죽은 이에게 헌사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 초상은 작가가 순교자와 같은 죽음을 맞이한 그의 친구에게 바치는 것이자, 그의 죽음에 대한 슬픔을 확인하는 공적인 추모의 아이콘이기도 했습니다. 마라를 마치 살아있는 듯한 모습으로 만들어냄으로써 그의 죽음을 고상하고 각별하게 만들고자 했던 다비드의 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음주에도 흥미롭고 재밌는 명화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알면 유리한 명화이야기의 한유리였습니다.



동네방네TV 아나운서 한유리

leta122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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